「아득한 한 뼘 」권대웅 멀리서 당신이 보고 있는 달과 내가 바라보고 있는 달이 같으니 우리는 한 동네지요 이곳 속 저 꽃 은하수를 건너가는 달팽이처럼 달을 향해 내가 가고 당신이 오고 있는 것이지요 이 생 너머 저 생 아득한 한 뼘이지요 그리움은 오래되면 부푸는 것이어서 먼 기억일수록 더 환해지고 바.. 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9.04.24
「봄에 앓는 병」이수익 모진 마음으로 참고 너를 기다릴 때는 괜찮았느니라. 눈물이 뜨겁듯이 그렇게 내 마음도 뜨거워서, 엄동설한 찬바람에도 나는 추위를 모르고 지냈느니라. 오로지 우리들의 해후만을 기다리면서...... 늦게서야 병이 오는구나, 그토록 기다리던 너는 눈부신 꽃으로 현신하여 지금 나의 사.. 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9.04.22
「소쩍새 우는 봄날에 」 박규리 나에게도 소원이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낮게 드리운 초라한 집 뜰에 평생을 엎드려 담장이 될지언정 스스로 빛나 그대 품에 들지 않고 오직 무너져 흙으로 돌아갈 한 꿈밖엔 없는 돌이 되는 겁니다 구르고 구르다 그대 발 밑을 뒹굴다 떠돌다 떠밀리다 그대 그림자에 묻힌들 제아무.. 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9.04.14
「삼월」 문태준 얼음덩어리는 물이 되어가네 아주 아주 얇아지네 잔물결에서 하모니카 소리가 나네 그리고 너의 각막인 풀잎 위로 봄은 청개구리처럼 뛰어오르네 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9.03.03
「 2월 」 문인수 그대 생각의 푸른 도화연필 같은 저녁이여, 시린 바람의 억새 사이사이가 자디잘게 자디잘게 풀린다 나무와 나무 사이 나무와 억새와 바위 사이가 또한 거뭇거뭇 소문처럼 번져 잘 풀리면서 산에 있는 것들 모두 저 뭇 산의 윤곽 속으로 흘러들었나, 불쑥불쑥 지금 가장 확실히 일어서는 .. 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9.02.19
O Me, O Life! - Walt Whitman" O Me, O Life! 오, 나여! 오, 삶이여! by Walt Whitman" of the questions of these recurring 끊임 없이 반복 되는 이 질문들 Of the endless trains of the faithless 믿음 없는 자들의 끊임 없는 행렬에 대해 Of cities fill`d with the foolish 어리석은 자들로 가득찬 도시에 대해 Of myself forever reproaching myself, 나 자신을 영원히 .. 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9.01.17
「내 낡은 기타는 서러운 악보만을 기억하네」 박정대 나 집시처럼 떠돌다 그대를 만났네 그대는 어느 먼길을 걸어왔는지 바람이 깎아놓은 먼지조각처럼 길 위에 망연히 서 있었네 내 가슴의 푸른 샘물 한 줌으로 그대 메마른 입술 축여주고 싶었지만 아, 나는 집시처럼 떠돌다 어느 먼 옛날 가슴을 잃어버렸다네 가슴속 푸른 샘물도 내 눈물.. 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9.01.06
「그 겨울의 일요일들」 로보트 헤이든 그 겨울의 일요일들 로보트 헤이든 휴일인 일요일에도 아버지는 새벽에 일어나 검푸른 추위 속에서 옷을 입고 한 주 내내 모진 날씨에 일하느라 쑤시고 갈라진 손으로 석탄을 가져다 불을 피웠다. 아무도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데도 잠이 깬 나는 몸속까지 스몄던 추위가 타닥타닥 쪼개지.. 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9.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