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생일김명옥소꿉친구에게서제일 먼저 전화가 왔다뇌경색 재활 중이라내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고어버버하다 끊긴 목소리생일밥은가족들과 며칠 전에 먹었고휴대폰 화면에는입금 문자만 남아 있다전시장에 그림을 반입하고돌아오는 길우산 펴기도 애매한 비가옷소매를 적시는데그러고 보니아침을 감자 하나로 대신했구나툭툭 비를 털며순두부집에 들어간다뜨거운 국물 한 술 뜨고카운터 옆 달력을 힐끗 보고국물을 마저 먹고밖으로 나왔다덜컹거리는 마을버스 안손톱 밑에 까맣게 낀 물감을엄지손톱으로 무심히 긁어낸다몇 번을 긁어도 지워지지 않는다#서초미협정기전 #한전아트센터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