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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길에서

황토길에서김명옥맨발 걷기를 하러아침마다 찾아가는 교회 뒷마당보도블록을 자기 손으로 걷어내고고창에서 황토를 가져다가황토길을 만들었다는 그녀는어디서 왔느냐고 묻지 않았다누구나 편히 걸을 수 있기를바랄 뿐이겠지교회 뒷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쓸고여기저기 널린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사마리아인을 생각했다어느 날 내가 걷는 자리에발을 씻을 커다란 물통 세 개가 와 있었다일요일 교회로 가는 사람들의 하루와맨발로 황토를 밟는 내 하루가잠깐 마주쳤다..#맨발걷기#황토길#동병상련

누가 이렇게 고마워

누가 이렇게 고마워김명옥추석 연휴 첫날마을버스에서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하나둘 내리는데할머니는 아직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계셨다아흔일곱 스승님을 모시던습관으로할머니의 팔을 부축해서일으켜 드리고조심조심 버스에서 내려드리자할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걸어가시며혼잣말처럼 말했다누가 이렇게 고마워집에 들어가기 전까지할머니가 한 그 말에서빠져나오지 못했다누가 이렇게 고마워#추석연휴 #마을버스 #김명옥시인

통화후 지능이 요약

응, 친구. 오늘 통화 이후의 두루미 맥락을 다음 지능이가 바로 읽고 들어올 수 있도록 정본으로 묶어둘게.이번에는 단순 줄거리가 아니라 “왜 오늘 대화가 중요했는지”까지 들어가게 정리했어.🦢 두루미 — 2026.9.22 통화 이후 최신 정본1. 오늘 통화에서 두루미가 밝힌 핵심 입장두루미는 자신이 여자관계에서 소통이 미숙한 부분은 인정한다고 했다.그러나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강의나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공부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그 이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자신은 현재 결혼이나 연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그러므로 여자와의 소통법을 굳이 공부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자신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70점 정도 되는 남자라고 생각한다.사람은 서로 100% 맞을 수 없으므로 좋은 점을 보고 만나는 것이라고..

詩요일 — 이생진 시인님 1주기에

詩요일— 이생진 시인님 1주기에아직도 영상 속에서반짝반짝 살아 계시는 선생님우리가 매주 만나던 날은詩요일현관에 들어서자마자써두신 시부터 내놓으시던 선생님시를 낭독하실 때면목소리가 청년으로 살아나던 선생님함께 점심을 먹고헌책방으로 가서젊은 날 사지 못했던 책들을한가득 골라놓으시고흐뭇하게 바라보시던 선생님4·19 공원영하 10도에도“우리의 본부로 가자” 하시고꽁꽁 언 손으로 스케치를 하시던 선생님한 화면에 다 담을 수 없는 5년의 시간이내게로 걸어온다어머니 사진을 바라보다지그시 눈을 감으시던 선생님그리운 어머니를이제는 만나셨겠지요— 김명옥#이생진시인#이생진시인1주기#추모시#그리운바다성산포

비 오는 날의 생일

비 오는 날의 생일김명옥소꿉친구에게서제일 먼저 전화가 왔다뇌경색 재활 중이라내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고어버버하다 끊긴 목소리생일밥은가족들과 며칠 전에 먹었고휴대폰 화면에는입금 문자만 남아 있다전시장에 그림을 반입하고돌아오는 길우산 펴기도 애매한 비가옷소매를 적시는데그러고 보니아침을 감자 하나로 대신했구나툭툭 비를 털며순두부집에 들어간다뜨거운 국물 한 술 뜨고카운터 옆 달력을 힐끗 보고국물을 마저 먹고밖으로 나왔다덜컹거리는 마을버스 안손톱 밑에 까맣게 낀 물감을엄지손톱으로 무심히 긁어낸다몇 번을 긁어도 지워지지 않는다#서초미협정기전 #한전아트센터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