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 616

사랑나무

사랑나무 김명옥 힘들다 힘들다 하기 전에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했으면 나를 찾아온 이 아침을 사랑하고 반짝 눈을 떠준 소중한 이 몸을 사랑해 보자 사랑나무 한 그루 가슴에 묻고 마음의 온도를 높여 새 순을 돋게하자 더 넓어진 하늘에 사랑새가 날아와 부르는 노래 우리 함께 귀 기울이면 빨갛게 익어가는 사랑의 열매 사랑은 사랑을 선택한다지 . . . #화가김명옥 #시인김명옥 #힐링그림 #마음테라피 #치유그림 #풍수그림 사랑나무 mixed media 10F 2021

사랑나무

사랑나무 mixed media 10F 2021 메리골드 씨앗을 받으며 김명옥 묶었던 머리카락 풀어 빗질하는 저녁 바람에 취한 시간의 비늘들이 말라가는데 그리 살지지 않았던 꽃밭 독을 숨겼거나 약을 숨겼거나 잡고 싶었던 손 놓쳐도 그뿐 어차피 모두 지고 말 뿐인데 누가 부러뜨렸을까 늙은 꽃대 어루만지며 충혈된 눈 비벼봐도 찾을 수 없는 서글픈 성감대 병든 개가 제 발을 하염없이 핥듯 제 상처 외에는 아무것도 아프지 않았었지 그래서 씨앗들은 이승을 훌훌 떠나 보는 것일까 깡마른 손으로 머리핀을 꽂고 나는 왜 꽃밭을 떠나지 못하는지 . . . 아름다운 날들 입니다. 좋은 말만 하고, 사랑만 하기에도 짧은 시간들 입니다. 우리들 마음 속에 사랑나무 한 그루씩 가꾸어 봐요. #화가김명옥 #마음테라피 #힐링그림 #..

어머니 생각

어머니생각 mixed media 10F 2021 어머니의 커피 김명옥 어머니 유골 위로 뜨거운 커피를 부어요 의사 몰래 마시던 그 뜨겁고도 달고 진한 커피요 원두가루 침으로 녹여 드시던 날들 더 이상 열매 맺지 못한 꽃대의 에스프레소이던가요 어머니 가망 없는 시간이 묵묵부답으로 흐를 때 내일의 내비게이션에 뭐라고 입력할까요? 물에 헹군 아메리카노처럼 남은 생이 밍밍해도 별수 있겠어요 시간을 팔아서라도 그림과 시를 살 수밖에요. 자정 넘으면 호리병에서 나와 삼만 이천 년 전 동굴 속 벽화를 마무리하며 족장의 주문을 외워요. "애야 불 좀 끄고 자거라" 오늘도 채근하시네요. . . . 명절이 다가오면 부모님 생각이 더 많이 나네요. 스토리 친구분 포스팅에서 원효대사가 전쟁터를 지나는데 어머니가 죽었는데 옆에..

위로

위로 작업노트 신들의 게임장에서 만족한 돼지로 살기를 거부하고 불만을 말하는 인간으로 살았더니 불만스러운 일들이 게임 속 두더지처럼 돋아났다 야생의 강처럼 흘러보지도 못하면서 모래처럼 시간은 빠르게 빠져 나갈 때 어느 순간 유턴하고 싶어졌다 아마 바닥을 쳤던 모양이다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자책이었을까 아니면 체력의 고갈 일수도 있겠다 그림을 입양하고 싶어도 거실에 걸기에는 쫌.... 이라고 했을 때 내 그림은 거실용이 아니고 미술관 용인 데요 하는 변명도 더는 지겨워졌다. 초기 그림을 눈여겨보신 분들은 예전 그림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눈치채셨으리라 좀 더 위로가 되고 따뜻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것은 아마도 코로나라는 기형적인 시간에 지쳐서 일 수도 있겠다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하다 어제 죽은 ..

산수유의 꿈

산수유의 꿈 김명옥 잠깐 한눈팔고 나면 곁에 있던 사람들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꿈을 자주 꾸던 겨울이었습니다 종잇장 같은 얼음 위를 걷다가 달빛 허리에 두른 채 노란 입술 나누었지요 혼곤한 봄의 입김 어둠에서 길어 올린 향기는 왜 마음에 오래 깃드는지 자막처럼 스쳐 지났던, 나의 고향 그 전, 전… 고향으로 슬그머니 무너집니다 . . . 새벽이면 잠결에 홑이불 잡아 당기는 기쁨도 잠시, 재빠르게 차럽이불로 바꾸지 못한 탓에 콧물이... 미처 소개하지 못해 계절에 맞지 않는 그림을 올리며 이 맘 때면 꼭 듣고 싶고 나누고 싶은 Robin Gibb (Bee Gees)의 August October 로 아침을 열어 봅니다 https://youtu.be/u_SKxUhwfV0 #화가김명옥 #시인김명옥 #산수유의꿈 #..

지난여름의 왈츠

지난한 여름이었다. 폭염 속에서 자주 바닷가를 꿈 꾸었다. 실은 바다에 가는 것보다, 꿈꾸고 그리워 할 때가 더 행복하기도 하지만... 작업하는 내내 작품을 자주 쓰담쓰담 해 주던 곡 "지난 여름의 왈츠"로 제목를 지어 주고나서 오늘 빗속을 운동화가 젖도록 쏘다니니 좀 살것도 같다. 미워한 여름아 미안해 잘가 ~ . . 은모래 바닷가 그 여인 지난 해 여름의 그 추억 모닥불에 아롱져 맺어진 그 사랑을 여인은 잊었을까 뜨거운 태양에 그 사랑 짧았던 여름의 그 사랑 바닷물에 물들어 파랗게 꿈꾸었던 여인은 잊었을까 언제 오나 그리운 밤 그리운 꿈 그리워져도 혼자 생각인가 지난 여름의 왈츠 mixed media 53.0 x 45.5 서유석 지난 여름의 왈츠 https://m.youtube.com/watch?v=..

어린왕자

전시 중인 시오 카페와 통화 내용을 듣던 딸애가 "엄마 그 그림 내가 좋아 하는거야~ 내가 그 돈 드릴게 팔지 마요"한다. "아니 오늘 액자 맡긴다고 했는데 무슨 말이니 또 그려줄게" 그래서 다시 그리게 된 "어린왕자" 딸 애가 맘에 들려는지 모르겠네요. 갈수록 지구가 달아오르나 봅니다. 가족이 다 모여야만 에어컨을 켰었는데 올 해 부터는 취침모드를 켜지 않고는 잠을 이루지 못 하니요. 한 달 반 동안의 전시도 요번 주로 끝나게 되었네요. 먼길 와 주신 님들, 오시려고 했다가 4단계로 취소된 님들 고맙고 죄송합니다. 부디 4단계 건강하게 건너가기로 해요. 어린왕자 4F mixed media #어린왕자 #힐링그림 #동화그림 #화가김명옥

무한한 사랑

oil on canvas 53.0 x 45.5 견딜 수 없네 정현종 갈수록, 일월(日月)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 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상흔(傷痕)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 . 작업노트 자고 일어나니 문갑 위에 켜켜이 쌓인 책들 위로 『남자들은 왜 여우 같은 여자를 좋아할까』라는 제목의 책이 이순신 장군 동상처럼 우뚝 서 있다. 아마도 딸애가 내 눈에 뜨이게 술수를 부린 것 같다. "왜 좋아 하기는 어리석어서 그렇지..."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