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Nude Croquis

검은 방

무디따 2016. 12. 22. 18:18









 어제는 웃고 있었다. 술에 많이 취했고 슬레이트 지붕에 비가

    내리치고 있었고 음악도 듣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와 전화를 하며

    웃고 있었다. 어제는 웃고 있었다. 기억나지 않는 말들을 했고

    기억나는 말을 들었다. 오늘은 행복해 보이네요. 창백한 그림자가

    방 안에 드리워지고 있을 때 나는 검은색의 관으로 변해가며 웃고

    있었다. 말은 쉽게 흩어지고 오래 떠도는 법. 나밖에 없는데 살인이

    하고 싶은 이유와 창도 없는데 비가 들이치는 이유를 생각하며

    이불 속에서 웃고 있었다.

 

     어제는 웃고 있었다.



詩 박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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