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시월/ 황동규

무디따 2012. 10. 28. 15:59

 

 

 

 

 

 

1.

내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었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속에
울리던 목금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3.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소리에 온마음 끌림은
잊고싶은 약속을 못다한 탓이리.

4.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지는 고물에서
눈을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곁에
밤 물소리

5.

낡은 단청 밖으로 바람이 이는 가을날,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며칠내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와서 .....절 뒷울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 보면
낙엽이 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한 등불들이 어스름속에서 알수없는
어느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본다.

6.

창밖에 가득히 내리는 저녁
나는 끊 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를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숱한 향수와
같은것에싸여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갔다
이제 나도 한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곳으로 내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