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에 달이 지려 하고 있다.
하품하는 키 큰 미루나무가
그 달과 눈을 맞추고 있다.
지난밤 나는 꿈속에서
누군가를 만났는데
이 아침 문득
서쪽에 사는 사람이 그리워진다.
아쉬움이 남는 밤
촛불 한 자루 다 태우지 못한 밤
호박 잎 위에서 여름밤이 도르르 말린다.
이 새벽 무슨
슬프지 않은 이별이 있는 걸까.
지는 달을 안고
호수가 별들을 토해낸다.
삼나무가 자꾸만 손을 흔든다.
서편에 달이
정다운 벗처럼 떠나고 있다.
친구, 친구, 날 잊지 마셔요.
어디선가 누가 작게 울고 있다.
.
.
.
.
.
이 새벽 무슨
슬프지 않은 이별이 있는 걸까.
서편에 달이
정다운 벗처럼 떠나고 있다.
'여행자를 위한 서시 > Healing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린 시간/탁계석 (0) | 2010.10.02 |
---|---|
바람처럼 사는 일/ 나명욱 (0) | 2010.09.27 |
광화문 사거리 /이인혁 (0) | 2010.09.17 |
가을/김용택 (0) | 2010.09.10 |
너의 가슴으로 지는 꽃 / 이재현 (0) | 2010.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