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한참을 물 건너가
팔면의 거울을 비로소 얻었으니
내연사 땅속 깊이 묻어놓고
일조대사가 보경사를 세웠다
큰 바람 부는 날
싸리나무 하나 쓰러져
비사리 구시를 만들었는데
해태나 삼존불보다 명물이라고,
잔칫날 공양을 마련하려고
몇 천 명 먹을 수 있는
밥 퍼 담아놓는 그릇이다
쌀로 만든 저 두둑한 흰밥이
부처의 사리였으니
모락모락 김 오르는 밥 담아놓은
저 구시가 사리함 아니겠는가
다비로 방금 지어낸 밥이란
생의 숨구멍에서 얻어낸
한 톨의 정수精髓 아닌가
저것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서
산 아래 노숙의 곁으로 던져놓고
밥그릇마다 비로자나불의 말씀을
고봉으로 담아서 드리겠다
저 가난이 남김없이 드신 다음에는
좌우에 계신 문수와 보현의 미소로
세상 깨끗이 씻어놓겠다
내일 또, 저 비사리 구시에
사리 같은 밥 담아 놓으려고
詩 김종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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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김 오르는 밥 담아놓은
저 구시가 사리함 아니겠는가
다비로 방금 지어낸 밥이란
생의 숨구멍에서 얻어낸
한 톨의 정수精髓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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