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시인 「오늘밤 비 내리고」 오늘 밤 비 내리고 몸 어디인가 소리없이 아프다 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 세윌은 육신을 싣고 서천으로 기운다 꽃지고 세윌지면 또 무엇으로 남으리 비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댈 곳 없어라 . . . 오늘밤 비 내리고 詩 도종환 생을 그리는 작업실/caricature 2015.09.27
박철 시인 그대를 골목 끝 어둠속으로 보내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의롭지 못한 만큼을 걷다가 기쁘지 아니한 시간만큼을 울다가 슬프지 아니한 시간만큼을 취하여 흔들거리며 가는 김포행 막차에는 손님이 없습니다 멀리 비행장 수은등만이 벌판 바람을 몰고와 이렇게 얘기합니다 먼 훗날 .. 생을 그리는 작업실/caricature 2015.08.30
이승하 시인 날새도록 술 마셨는가 영감 취하면 다 광대가 되는 법이지 취하면 춤추고 싶고 떠벌리고 싶고 웃고 싶기도 하고 울고 싶기도 하고 살고 싶기도 하고 죽고 싶기도 하겠지 만취한 백수광부 천하의 백수건달 술이 그대를 채워 그대 온세상 한순간에 얻었으니 그 세상 네 것이다 영원히 가져.. 생을 그리는 작업실/caricature 2015.08.27
채 들 시인 「접시꽃」 . . . 접시꽃 어디서 무엇을 담으러 왔는가 있는 대로 접시 다 꺼내들고 달그락달그락 그릇 씻는 소리에 캄캄한 밤이 금간다 그 사이로 해 떠오른다 꿈결인 듯 나비도 담아보고 꿀벌도 담아봤지만 노을에 등 대고 거울 들여다보니 욕망만 차리느라 바빴구나 빈 접시이고 말 것을 이마저도 .. 생을 그리는 작업실/caricature 2015.07.15
박가월 시인 주안역에서 떠나 버린 사랑을 치유하기 위해 숱한 이야기를 나누던 주안역 광장을 찾는다. 공중전화기에 매달려 통화하는 사람들은 제각기 이유가 있다. 숙녀는 애인과 어느 장소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하고 유유히 사라지는데, 그 옆 여인은 실연인 양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선다. 신사는.. 생을 그리는 작업실/caricature 201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