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기도
김명옥
안방 스위치 내리고
현관문 밀고 나오면서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드린다
뒤에서 누가 배웅이라도 하는 듯이
생기가 빠져나가
거칠한 보도블록을 밟으며
생이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
마을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며
"다녀오겠습니다"
자꾸, 자꾸
인사드린다
하늘을 등에 지고
달팽이처럼 낮아져서
드리는 신성한 기도
"잘 다녀오겠습니다"
오늘 하루 공들여 살겠다고
나에게 드리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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