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새해, 홍련암

무디따 2022. 2. 6. 13:44

 

 

새해,  홍련암


새해 첫날 
설산을 헤치고 솔숲길을 걸어 
홈련암을 찾습니다

불심이 깊어서인지 
소원이 깊어서인지 
홍련암 앞사람들은 파도치는데
손을 꼭 잡고 서있는 젊은 연인에게 
보살님이 한 마디 던지십니다.
여기는 손잡고 있는 곳이 아니고 
손을 합장하고 있는 곳이에요
깜짝 놀라 오른쪽 주머니 속에 손을 꺼내고
왼쪽 주머니 속에 손을 꺼내어
서로 모아 봅니다

홍련암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손바닥 만한 유리 구멍에 눈을 대어봐도
법문을 듣는다는 용은 보이지 않고
의상이 보았다는
푸른 새도
솟구쳤다는 홍련도 보이지 않고

합장한 손끝으로
새해 첫 햇살만 무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