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울음이 타는 가을강」 박재삼

무디따 2018. 10. 1. 15:22








울음이 타는 가을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빛으로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것네

저것봐, 저것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