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까
그래 그럴지도 몰라
손 뻗쳐도 뻗쳐도
와닿는 것은 허전한 바람, 한 줌 바람
그래도 팔 벌리고 애끓어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살 닿는 안타까움인지도 몰라
몰라 아무것도 아닌지도
돌아가 어둠 속
혼자 더듬어 마시는 찬물 한 모금인지도 몰라
깨지 못하는, 그러나 깰 수 밖에 없는 한 자리
허망한 꿈인지도 몰라
무심히 떨어지는 갈잎 하나인지도 몰라
그러나 또 무엇일까
고개돌려도 솟구쳐 오르는 울음같은 이것
끝내 몸부림으로 나를 달려가게 하는 이것
약속도 무엇도 아닌 허망한 기약에 기대어
칼바람속에 나를 서게 하는 이것
무엇일까
詩 김사인
'생을 그리는 작업실 > Nude Croqu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인 (0) | 2017.02.16 |
---|---|
그러려니 (0) | 2017.02.02 |
우리는 팔레트의 물감들이었다 (0) | 2017.01.19 |
자화상 (0) | 2017.01.13 |
안개 (0) | 2017.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