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Nude Croquis

남자

무디따 2016. 8. 11. 14:46










어둠 속에서 그가 울고 있다
어둠 속 어딘가에 눈이 있는 줄도 모른 채
무릎사이에 머리를 묻고있는 그의 등 그림자가 흡사 낙타 같으다
아니 그가 낙타처럼 앉아서 울고 있다. 저 많은 슬픔이 다 어디에 있었을까?
생소해라. 나는 왜 몰랐을까 저 남자의 슬픔을..
저 남자도 때로 슬프다는 거

아하, 남자들은 상처받는 것마다 감춰 둔 혹에 담아 두었다가
혹이 커져 몸 밖으로 솟아오를라치면 아무도 모르게
어둠 속에 걸어 들어가 한 번씩 낙타가 되는 구나.

그 혹이 등 쪽 어디쯤 있는 거다
가끔, 무릎사이에 머리를 묻고 낙타가 되는
저 남자의 혹은 기름진 지방 덩어리가 아닌
상처며 외로움과 슬픔이었구나
그래서 낙타가 될 때마다 등 속에서 슬픔을 꺼내 저렇게 처분하는 거다
그래야 또 다시 나를 태우고
모래바람부는 뜨거운 사막을 건너갈 수있기에



詩 송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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