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또각 밤새 거실을 왔다 갔다 하는 발자국 소리
이제 없고
끙끙 앓는 소리도
이제 없는데
새벽 잠이 깨고만다
위산이 분비 되는지 속은 메슥거리고
몸을 일으켜 불을 켜고
냉수 한 컵으로 속을 달래며
쓴 웃음 지어본다
어제는 아프지 않고 잘 잤겠지
고향길 잘 찾아 들었겠지
검푸른 산길을 정신없이 내려왔고
지하철에서 내려 한참을 걸었고
그러고도 속이 타서
생맥주 집으로 들어갔었지
내 마음이 상할까봐 모두 치웠는지
짱아 살림이 보이지 않는다
일어나면 제일 먼저
물이 있는지 살피던 물 그릇
털로 뒤덥힌 잠자리 흔적도 없구나
다시는 고깃집에서 먹다 남은 고기를
싸서 가지고 오는 일은 없겠어
그런 날은 내가 깜빡 잊고 있으면
가방에 매달려 킁킁 거리며 눈치를 줬었는데
거실 바닥에
먼 우주 어디로 가는 길일까
어지러운 지도만 남기고
떠난 짱아
산에서 피워주지 못한 침향(沈香)을 사루며
또 다시
한 번
안녕,
안녕히...
.
.
2015.7.17 짱아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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