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바닥 갈라지고
오래 전 물속으로 잠겼던
댐 속 옛 마을 지붕 부스스
고개 내밀었다
깊섶에 풀들이
누렇게 떠서 둥둥 거리고
사람들 눈동자에도
뽀얗게 흙먼지가 일었다
뜰이 있는 카페에서
천둥소리에 귀를 모으다가
그냥 돌아 오던 날
안방 발코니 화분이
밤새 쿨럭쿨럭 하더니
먼지투성이 창문 두드리며
오시는구나
타닥
타닥
타다닥
손바닥을 강타하는 빗줄기의 탄력
'바네사 메이'의 '스톰'이
과자처럼 바삭한 몸을 거리로 내 몬다
어디로 가서 흠뻑 젖어들까
내 몸에 소용돌이치는
야생의 강 따라
흘러~
흘러서~
가야지
'여행자를 위한 서시 > Healing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견(老犬)복지학 개론 5」 김명옥 (0) | 2015.07.18 |
---|---|
「떠도는 멍」 김명옥 (0) | 2015.07.15 |
「돌아오지 않는 강」이성복 (0) | 2015.07.12 |
무크지 『인사도』 (0) | 2015.07.09 |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김태정 (0) | 2015.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