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비에 대한 예의」김명옥

무디따 2015. 7. 13. 16:12

 

 

 

 

 

 

 

 


 

 논바닥 갈라지고
오래 전 물속으로 잠겼던
댐 속 옛 마을 지붕 부스스
고개 내밀었다


깊섶에 풀들이
누렇게 떠서 둥둥 거리고
사람들 눈동자에도
뽀얗게 흙먼지가 일었다


뜰이 있는 카페에서
천둥소리에 귀를 모으다가
그냥 돌아 오던 날 

안방 발코니 화분이
밤새 쿨럭쿨럭 하더니

먼지투성이  창문 두드리며
오시는구나


타닥
타닥
타다닥
손바닥을 강타하는 빗줄기의 탄력

'바네사 메이'의 '스톰'이
과자처럼 바삭한 몸을 거리로 내 몬다
어디로 가서 흠뻑 젖어들까


내 몸에 소용돌이치는
야생의 강 따라

흘러~
흘러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