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바람의 딸」 김명옥

무디따 2015. 7. 27. 22:46

 

 

 



 

 

아버지
꽉 막힌 폐에 구멍을 내어 주세요
단 한 번,
숨 쉬고 싶어요


하늘이 잡힐 듯한 이곳에서
슬픔이 슬픔을 낳는
산 아래 일들을
왜 생각하는 걸까요


아버지
제 뺨을 더 세게 때려주세요
큰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별이 지도록 울고만 싶어요


아버지
자해하듯 써놓은 시들을 찢어서
하늘 멀리 날려 보내주세요
부서진 조각들을 따라
가뭇없이
날아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