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치과 문자를 받고
540번 버스에 올랐다.
사는 곳에서 30분이면 가는 곳인데
먼 친정집처럼 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아니,
마주 칠 용기가 없는 것이겠지
아들을 업고 두 딸 손목을 잡고
눈길도 빗길도 걸어 다니던 아파트 사잇길
아이들이 학교 가고
학원 오가던 길
보이지 않는다.
아들 유모차를 끌고 장보러 다녔던
쇼핑센터에 들러본다
"멀지도 않은데 운동 삼아 이리로 다녀야지" ...약국
"다시 입주할거지 ~잉" ... 김밥 집
"얼굴이 좀 상하셨어요.이 년 이면 다 짓겠던데요"... 옷 수선 집
오랜 세월을 함께한 이웃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처방받은 가방 속 항우울제를 만져본다.
붉은 넝쿨장미 피워대던 담에는
굵은 쇠말뚝이 박힌 모습
얼마나 많이 아팠으면
온 몸을 붕대로 둘둘 감고 서 있구나
바로 쳐다 보지 못하겠다면서도
너의 모습 담는다.
며칠이면 흔적 없이
사라질 네게
아무 말도 해 주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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