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바람의 노래 / 문병란

무디따 2012. 3. 26. 21:00

 

 

 

 

 

 

 

 

 

어젯밤 알프스 넘어간 구름
오늘은 어느 항구에서
빈 술잔에 포도주를 채우는가.

방랑길에서
바람이 가르쳐 준 말은
인생은 맹세하지 말라는 것
머물지 않는 바람은
저만치 고개를 넘으며
내일 쉴 곳을 정해놓지 않는다.

오늘은 오늘의 술을 마시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국경이 없어도 외롭지 않은
바람은 유유히 손을 흔든다.

정 주지 마라
꿈을 버려라
미워하지 마라
미련을 남기지 마라

네가 앉았던 자리
네가 마셨던 잔
이제는 다른 사랑이 속삭이고
다른 잔을 마신다, 뒤돌아보지 마라.

바람이 앉았다 간 자리
오늘도, 작은 풀꽃 하나 흔들리고 있다
이름이 무어냐고 묻지 마라, 다짐하지마라

.

.

.

.

정 주지 마라
꿈을 버려라
미워하지 마라
미련을 남기지 마라

네가 앉았던 자리
네가 마셨던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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