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

겨울밤에 쓰는 편지

무디따 2007. 1. 4. 00:34


   그리움이 오래된 사람에게
  편지를 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썼다가 지우고 썼다간 또 지우고
  겹겹의 종이 위에
  살비듬처럼 떨어져 쌓이는 회한
 
  내 사랑은
  어디쯤에서 서성이느라
  한 줄의 단어로도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
 
  그리운 이여
  이름 한 번씩 부를 때 마다
  몰래 어느 하늘의 별은 지고
  시린 바람만 창가를 서성이며
  겨울밤을 앓고 있다
 
  그대를 기다리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더 눈물겹구나 
 

겨울밤에 쓰는 편지 / 詩 허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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