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오래된 사람에게
편지를 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썼다가 지우고 썼다간 또 지우고
겹겹의 종이 위에
살비듬처럼 떨어져 쌓이는 회한
내 사랑은
어디쯤에서 서성이느라
한 줄의 단어로도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
그리운 이여
이름 한 번씩 부를 때 마다
몰래 어느 하늘의 별은 지고
시린 바람만 창가를 서성이며
겨울밤을 앓고 있다
그대를 기다리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더 눈물겹구나
겨울밤에 쓰는 편지 / 詩 허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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