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등 시린 한겨울 산행은 볼에 부딪치는 싸한 바람이 있어 더 상쾌하다
그런 날은 으레 하산후가 기대되기 마련,
약속하지 않아도 꾼들은 산행 중 은밀히 눈빛을 주고받으며 생기가 돈다
두리번두리번 하산 후 그들은 눌어붙은 듯
오밀조밀 붙어 앉은 변두리 한켠 허름한 대폿집을 잘도 찾아낸다
비뚤어진 여닫이문을 삐그덕 열고 들면 무심히 바라만 보는 늙수그레한 주모
세상에 지친 주모가 한결같아 편하다
하나 둘, 늘어난 팬티고무줄처럼 헐렁헐렁 둘러앉아
파전이 나오기도 전 김치쪼가리에 한 순배 돌면 허허실실 그런 것 모른다
낄낄거리기 시작,대번에 시끌벅적 시골장터처럼 떠들썩해 진다
쨍그랑 잔 부딪치며 나누는 그 재미를 알리 없는
노짱 몇몇은 변함없이 ‘술 좀 작작 마셔라’ 는 시들핀 충고아닌 충고를 해오지만
언제나 같이 예! 대답만 시원시원 할 뿐 늘 공염불이 되는 것을 그들도 다 안다
그래도 주말이면 영락없이 배낭을 챙기게 되는 것은 왜일까
내일은 수락산이 영하 십오도로 더 추워진다지만 그게 세상에 뭔 대수랴
허튼산행 / 송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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