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Nude Croquis

설야(雪夜)

무디따 2010. 12. 17. 23:47

 

 

소포지에 오일파스텔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끝에 호롱불 야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女人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을 하고
흰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詩 김광균

 

 

'생을 그리는 작업실 > Nude Croqu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여자에게서 꺼낸다  (0) 2011.01.15
미안해요  (0) 2010.12.25
작은 부엌의 노래  (0) 2010.12.10
그 겨울의 비가(悲歌) 임예동 송년모임   (0) 2010.12.05
정신병동   (0) 2010.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