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tume Drawing,pencil & oil pastel on paper
나는 꺼낸다, 당신 가슴속에서
내 이름 아닌 누군가의 이름,
열 마리의 죽은 비둘기,
태어나지 않은 두 명의 아기,
유효 기간이 지난 슬픔 다섯 개,
곰팡이가 핀 그리움 하나를.
나는 꺼낸다, 당신 가슴속에서
서른 세 번 속절없이 지나간 여름,
취해 잠든 열다섯 번의 밤,
한 번 실패한 연애,
구두 뒤축에 묻어온 무수한 바닷가의 모래알들,
언젠가 잃어버린 한 개의 지갑,
빈 담뱃갑처럼 구겨서 버린 꿈,
인생의 텅 빔을 이기지 못했던 절망의 스물한 날들,
아니다, 아니다라고,
포기했던 순간들의 알약 같은 쓰디씀을
詩 장석주
'생을 그리는 작업실 > Nude Croqu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일기 (0) | 2011.01.29 |
---|---|
눈 내리는 날 가슴 불 지피기 (0) | 2011.01.21 |
미안해요 (0) | 2010.12.25 |
설야(雪夜) (0) | 2010.12.17 |
작은 부엌의 노래 (0) | 2010.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