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둔치 가는 길 모퉁이를 지나치는데
" 한 단 오백 원~ 사 가세요 "조선족 아저씨 억양이 발길을 잡는다.
몇 걸음 뒤로 가보니 인도 한옆으로 꽃무더기들이 엉성하게 늘어져 있다.
안 그래도 시들은 꽃들이 비에 젖어 임종을 앞둔 노파같다.
무거우니 한 단만 달라고하며 천 원을 낸다.
아저씨는 더 가져가야 한다며 몇 단을 신문지에 둘둘만다.
산책도 포기한 채 팔짱을 끼 듯 옆구리에 꽃단을 끼고 걷는데
습한 바람 속에 곁들여지는 향내마저 애절하다.
하얀 슬픔같은 꽃단
나즉하게 숨져가는 꽃의 임종을 지키며
그래도 꽃은 꽃이라고 속삭여준다.
꽃의 열반
창밖에는 비오고요 바람 불고~요
그대의 귀여운 얼굴이 날 보고 있네요
창밖에는 낙엽지고요 바람 불고~요
그대의 핼쓱한 얼굴이 날 보고있~네
창밖에는 눈오고요 바람 불고~요
그대의 창백한 얼굴이 날 보고있네요
아직도 창밖에는 바람 불고~요 비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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