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월 /오세영

무디따 2010. 2. 2. 00:41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