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스크랩] 탐진강 11

무디따 2008. 5. 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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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날째 하늘이 물 안에 가라앉고
등 뒤에서 물소리가 찰랑대더니
저문 날 강가에 닿았을 때는
등허리가 다 씻겨나가고 없다
그리고는 물소리마저 씻겨나가서
내가
적막해졌다
더는 그리워하지도 아프지도 않으리라
어느새 나를 앞질러 가서 하늘 아래에 닿은 강이
오래 흐른 몸을 길게 뉘어 잠재우고
먹먹하게 울음 차는 강물 위로 어둠이
모래더미처럼 허물어져 내린다
강물도 몸을 헐며 어둑하게 숨죽고 두껍게
묻힌다
나도 묻힌다
모래톱을 더듬어 내려가는 발목이 묻히고
아랫도리가 묻히고
차츰 허물어져서
조금씩
물에 잠긴다
캄캄해지는 강에
키째로
아주


 

 詩 위선환

출처 : namaste~ _ll_
글쓴이 : 무소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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