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 1985

「 행복의 표정 」 김명옥

행복의 표정 김명옥 한파 주의보에 수도관이 얼고 때가 탄 관절마저 얼어붙는 날 기억의 팔짱을 끼고 더디게 걸으며 나를 키운 시간들을 되감아 보다가 생의 교과서를 펼치러 나간다 과일가게 귤과 사과는 이불을 덮고도 발발 떠는데 만두가게 앞에 걸린 솥에서 여전히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빈대떡 아주머니는 여전히 철판 위에 빈대떡을 뒤집고 땅콩 볶는 기계도 여전히 돌아가는 날 시장 모퉁이 천 원에 두 개 붕어빵을 먹으며 종일 밖에서 추울 텐데 비닐이라도 치시지 했더니 내 건물도 아닌데 비닐은 무슨 비닐 난 안 추운데 언니들이 더 걱정해 그 맛에 살지만 봄 햇살처럼 환한 아주머니 표정 웃음을 쟁여놓고 사시나 보다 거친 생애도 따뜻하게 녹여내는 행복의 표정 붕어빵 속 단팥도 오늘따라 더욱 뜨겁다 . . . #행복의표정..

「검은뼈」 김명옥

검은 뼈 "남자의 뼈는 희고 무거운데 여자의 뼈는 검고 가벼우니라." * 대추가 주전자 속에서 졸아 들던 겨울 건강검진에서 골다공증 판결을 받았다 건강한 생존이 최고의 목표가 되는 뼈아픈 판결 남을 먹여 살린 흔적인 벌레 먹은 나뭇잎이 예쁘다고 이생진 시인 님은 쓰셨는데 자식들에게 뼈를 우려 먹인 검고 가벼운 나의 뼈도 예쁠 수 있을까 검고 가벼운 뼈들이 풍경소리를 내는 날이면 퇴화된 날개뼈를 펄럭이며 노약자석을 기웃거린다 *부모은중경 중에서 . . .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그간 자가격리를 끝냈고 침구류 세탁에 소독에... 오늘은 기운 내라고 고기도 사줘서 먹었습니다. 격리기간 동안 넷플릭스만 뒤지다가 김창옥 TV 유튜브 영상을 티브이로 줄곧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좀 웃기고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