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대에게 한 송이 매화꽃이고 싶었네.
이른 봄, 돌담 가에 피는 노란 산수유 꽃이고 싶었네.
나 그대에게 한 줄기 들바람이고 싶었네.
산골짝을 흐르는 시냇물에 부서지는 햇살이고 싶었네.
토담 밑에 피어나던 수선화 같던 누이여
지난 날 우리가 품었던 슬픈 여정을 기억하겠는가.
꽃처럼 눈부시게 피었다가 사라져간 날들
해마다 찾아오는 봄처럼 영원할 줄 알았지만
사라져간 세월의 흔적만이 영원할 뿐
이제, 흘러간 강물을 바라보는 일처럼
추억의 그림자를 이끌고 길 위에 서 있노니
지난 모든 봄들이 내 곁을 스쳐가듯이
홀로 선 들길에 매화꽃 향기 가득하구나.
돌아올 그 무엇이 있어
가는 봄을 그리워 하리오만은
바람 부는 저 산하, 옷고름 같은 논길을 따라
가슴에 번지는 연분홍 봄날의 향기를 따라
마음은 먼 하늘가를 떠돌아 흐르네.
봄의 노래 이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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