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Cinema Paradiso

대니쉬 걸 The Danish Girl, 2016

무디따 2017. 1. 11. 23:41



감독/톰 후퍼
출연/에디 레드메인, 알리시아 비칸데르, 엠버 허드, 벤 위쇼


줄거리

영화는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한다.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는 누구보다 행복한 부부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건 물론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기도 하다.

어느 날 게르다의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 분)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에이나르는 남몰래 숨겨온 자신의 진짜 모습(릴리)을 꺼내기 시작한다.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남편을 보며 게르다는 괴로워한다. 대역을 부탁한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아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혼란스러움에 몸부림치던 게르다는 결국 에이나르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내린 남편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영화는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용기 있는 삶을 조명하지만 그 뒤에는 더욱 당차고 강한 아내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남편의 상태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게르다가 어떠한 심적 변화를 거쳐 그의 곁에 남게 되는지 지켜보는 과정이 무척 감동적이다.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게르다의 마음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이들의 대담하고 애절한 러브스토리는 요즘 판치는 인스턴트식 사랑에 일침을 가한다.


특히 게르다를 연기한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남편을 향한 혼란과 내적 갈등의 고통을 섬세하고 풍부한 감정 연기로 표현해냈다. 그는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및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부문에 신인으로서는 파격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에이나르로 변신한 에디 레드메인은 이미 무수히 많은 이들의 극찬을 받았기에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 같다.


한 줄 영화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