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브라이언 퍼시벌
출연/소피 넬리스, 제프리 러시, 에밀리 왓슨, 벤 슈네처
줄거리
영화 <책도둑>(The Book Thief)은 전쟁의 전운이 감도는 1938년 11월 독일이 무대다. 공산주의자로 몰린 어머니 품을 떠나는 리젤이 한스와 로사라는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가는 길목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기묘하게도 영화 전체적인 화자는 저승사자이다. 저승사자는 먼저 리젤의 하나뿐인 남동생의 목숨을 앗아간다. 그리고 이 저승사자의 시선은 전쟁이 끝나는 시점까지 리젤에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의 생사를 쫓는다.
여주인공 리젤은 글을 읽지 못한다.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을 받는다. 이런 리젤에게도 읽지는 못하지만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책이 한 권 있다. 어린나이에 죽은 남동생을 매장하던 한 인부가 작업 중에 호주머니에서 빠트린 책이다. 제목은 <죽은자를 매장하는 지침서>. 자상한 양아바지 한스는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리젤에게 글을 가르쳐 준다.
어느날 저녁, 리젤 집으로 한 청년이 급하게 들이닥친다. 청년의 이름은 맥스. 1차세계대전 당시 전쟁터에서 한스의 목숨을 구해주었던 친구의 아들이다. 문제는 이 청년이 유대인이라는 것. 때문에 한스와 로사는 두려움 속에서도 옛 인연을 생각해 맥스를 집안에 숨겨준다. 당시 독일에선 히틀러의 광기가 도를 더해가며 유대인과 공산주의자에 대한 숙청과 탄압이 심해지고 있었다. 또한 "불온사상의 고리를 끊자"는 20세기판 '분서갱유'가 대대적으로 벌어진다.
온갖 인문학 서적들이 불태워지는 광장에서 홀로 남은 리젤은 문득 타다 만 책 한 권을 주어서 품안에 숨겨놓는다. 그런데 이 장면을 멀리서 도시의 시장 부인인 일사가 몰래 지켜본다. 그 책은 H.G.웰스가 쓴 <투명인간>. '낯선 남자의 등장'이라는 1장의 내용은 마치 리젤의 집안에 숨어든 맥스를 연상하게 한다. 맥스는 2년여를 리젤의 집안에서만 지내는 투명인간과도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대인이라는 신분은 당시 히틀러가 장악한 독일사회에선 인간이하 취급을 받았던 존재들이지 않았는가.
리젤의 집안 깊숙한 지하에서만 생활하던 맥스는 바깥세상이 궁금하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리젤에게 바깥세상 풍경과 소식을 듣는 것이 맥스의 유일한 낙이다. 맥스는 리젤에게 단순한 상황전달이 아니라 리젤의 마음 속에 담아든 풍부한 감성과 여러 단어들을 상기시키주며 자연스럽게 어휘력과 표현력을 길러준다. 그러나 한 겨울밤 맥스는 지병이 악화되어 자리에 눕는다. 생사를 오가는 혼수상태에서 리젤은 맥스를 위해 온갖 책을 그의 귓가에서 읽어준다.
그 책들은 시장의 집 서고에 있는 것들. 책을 불태우는 광장에서 몰래 책을 집어들었던 리젤을 기억하고 있는 시장부인 일사가 리젤에게 호감을 가지면서 서고의 모든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준 적이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대로 집안 출입을 금지당한 리젤은 몰래 담장을 넘어 서고의 책을 한 권씩 훔쳐내기 시작한 것. 그렇게 매일 밤 맥스 옆에서 훔쳐온 책을 읽어주던 리젤은 어느날 학교에서 맥스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맥스는 자신이 누워있는 동안에도 리젤이 읽어 준 책 내용을 귀로 듣을 수 있었다는 감사의 고백을 한다. 맥스는 크리스마스날 리젤에게 선물을 준다. 자신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히틀러에 관한 책을 페이지마다 하얀 페인트로 지워 다시 백지가 된 한 권의 책을 리젤에게 건넨다. 첫 장엔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 "WRITE"(글을 써) "단어는 생명이야. 그 백지안에 글을 써보렴" 이라는 말과 함께 이제는 직접 글을 써보라고 권유한다.
리젤에게 풍부한 상상력과 표현력을 일깨워준 스승이자 친구와도 같았던 맥스는 우연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리젤의 집을 떠나게 된다. 리젤은 맥스가 거처하던 지하에서 맥스를 생각하며 "내게 세상을 보는 눈을 선사한 맥스에게"로 시작하는 글을 써내려간다. 그리고 잠이 든다. 그날밤 2차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한 독일마을에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공습경보도 없는 밤, 연합군 폭격기가 상공을 뒤덮은 가운데 리젤의 집과 마을은 융단폭격으로 폐허가 된다.
양부모인 한스와 로사는 물론 리젤의 소중한 친구와 이웃들 대부분은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맥스가 거처하던 지하에서 잠들었던 리젤은 그 덕분에 목숨을 건진다. 맥스 때문에 글을 깊게 알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뜰 수 있었던 리젤은 생사의 기로에서도 맥스의 선한 손길을 느낀다. 폭격에서 살아남은 리젤은 맥스와 재회하고 시장부인 일사와 이웃의 도움으로 성장한다.
영화는 줄곧 화자인 저승사자의 입을 통해 전개된다. 영화 마지막 장면도 노년이 된 리셀의 죽음을 알리는 저승사자의 목소리로 끝맺는다. 누구든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생을 더듬어보면서, 2차세계대전의 광기어린 독일사회에서 나고 자란 한 소녀의 성장기는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다. 영화는 반인류 반사회적인 참혹한 전쟁의 시기를 다루었지만 책과 어린이를 소재로 당시 사회상과 한 소녀의 유년기를 잘 버무린 수작이다. 리셀의 양부모로 열연한 제프리 러시(한스 역)와 에밀리 왓슨(로사 역)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인터넷 자료
한 줄 영화평 / 초딩 성적표에 책을 무척 좋아하는 어린이라고 쓰여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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