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맨발이었네 발바닥은 굳은살
피가 날 때도 있었겠지
밤마다 꿈에 만나는 춤추는 시신들
그대처럼 하나같이 맨발이었겠지
걷고 또 걷다 죽을 것 같은 날
나뭇가지 꺾어 물집 터뜨리면
시원하다 아, 이렇게 살아 있구나
미약媚藥의 맛을 그대 몰랐으랴
목 탈 때 마시는 물맛보다 좋지는 않았겠지
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몸 어딘가에는 흉터가 나 있다
어떤 사람은 그 흉터 부끄러워했고
어떤 사람은 그 흉터 자랑스러워했다
마을을 떠나야 마을 만날 수 있고
사람을 떠나야 사람 만날 수 있지
오늘도 길에서 나는
문 밖이 집인 사람을 만나고 싶다
늘 떠나는 그대 ― 혜초의 길 9
詩이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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