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이탈한 자가 문득/ 김중식

무디따 2014. 6. 29. 14:49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 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 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 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 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