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담하던 죽음의 오뇌에서 이젠 각각으로
소생하는 바다의 빛깔을 본다, 동트기 전
바닷가 모래 이에 단좌한 나는, 향기롭고나
바다의 실바람이, 내 꿈꾸는 살결을 스치는.
멀리 수평선에 신비를 한아름 안고 부푼
돛폭이 나타난다. 엄지만한 것이 차츰 들창만한
크기로 밝아오자 한결 고조된 기대를 억누르는
바다의 숨결이여. 삼엄한 고요 속에
드디어 해가, 천길 수심에 씻기운 모습을
유유히 드러낸다. 만상에 번져가는 광명의 기쁨.
바다 위엔 황금의 기왓장이 깔렸고나.
날 오라고, 그냥 맨발로 밟고 오라고,
이 무량광명의 길로. 옛날 의상이
칠일칠야만에 보던 걸 너도 볼는지 모른다고
동해의 해돋이 / 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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