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말 한마디 없이
정자 기둥에 기대앉아 산을 보고
물을 보고
논과 밭을 바라보네.
날마다 오르던 앞산은 어이 저리 적막허고,
굽이도는 앞내는 어이 저리 무심헌고.
물불 가리지 않고 살 터지고 뼈 부서지게 논과 밭에서
풀들을 뽑아 던지며 살아온 날들
덧없고
덧없네.
강냉이 잎을 지나
쇤 머릿결을 날리며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아!
할말도 들을 말도 다 소용없는 내 가슴에 몰려오는 물결들아
이는 물결
지는 물결
다
덧없고
덧없네.
덧없네.
詩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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