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한
그 꽃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있잖은가, 그 꽃들
짙은 하늘의 숨소리 다 빨아들인 듯한 엉겅퀴꽃!
아니면, 이 땅위에 뿌려진
피의 비린내 남김없이 거두어들인 듯한
붉은 작약꽃!
어느 것이든 간에 내가 힘주어 말한
그 꽃들.
그 꽃들이 둥둥 떠 간 빈자리엔
어김없이 가랑비 내리고
개인 이튿날 아침
숨어서 엿보던 구름장들 비껴 날으며
그 꽃들 행방 좇아 떠가는 것을
알아버린 다음에야
나도 슬며시 자리 뜰 수 있었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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