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Nude Croquis

동안거

무디따 2011. 8. 26. 00:25

 

 

pencil & pastel on paper

 

 

 

 

 

모기도 입이 삐뚤어지는 처서 지나면
우레가 소리를 거두고 벌레는 흙으로 창을 막는다
나도 동안거다
석 달 동안 두문분출 틀어박혀 세상의 숨음과 드러남,
밝음과 어두움을 생각한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갖지도 말고 버리지도 말아야 하는,
어리석음의 한 페이지를 넘겨 진실의 다음 페이지로 간다
끝도 없고 시작도 없는, 보이는 몸을 감추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쫓는,
동안거로 무심에 들어간다
몸도 마음도 편히 놓아두고 나와 마주앉는다
우주와 하나가 된다
금강반야바라밀경의 언덕에 이르는,
나도 없고 너도 없다

 

 

 詩 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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