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느 누굴 찾아가볼까,
광화문 네거리를 서성이는데
이런 제기랄 비가 내리네
터덜터덜 걷다가 시계를 보니 어느새 점심때가 지났구나
국수 한 그릇 먹었으면
사람들은 어딜 그렇게들 바삐 가는지
거리는 온통 비닐우산의 행렬인데
나는 갈곳이 없구나, 이렇게 외로운 날
호주머니엔 담배도 떨어지고 마음은 괜히 울적한데
신문 한 장 사들고 찻집에 들어가,
커다란 종이비행기를 접다가 문득 떠오른 너의 얼굴
지금 너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존바에즈의 노래를 듣고 있을까
낡은 책더미에 기대 앉아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들 살아가는지
저마다 몇 개씩의 슬픔을 갖고
매일 되풀이되는 익숙한 몸짓 속에
나날이 작아지는 가슴으로 다들 어떤 꿈을 꾸는지
그래 큰 비나 내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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