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Nude Croquis

혼자를 위하여

무디따 2011. 4. 2. 00:16

 

costume  Drawing,pencil & pastel on paper

 

 

 

 

 

 

오른쪽 갈비뼈 두쪽이 갈라져서 운다
캔버스에서 웃고있는 붉은 여자가 손짓한다
부러진 갈비뼈를 파내고 자기 품속에 숨으라고 유혹하고 있다
나는 바람이므로 누구의 가슴속이던 뚫을수 있다, 스며들수 있다
캔버스 여자는 모르나보다
손톱 속으로 핏물이 들었다 오일물감을 바르다 스며든 흔적이다
후벼 파봐야 살만 아프다 시간이 가면 상처처럼 깍여 나갈것이다
여기는 샤갈의 화방, 가래끓는 소리와 매캐한 삼밭 연기와 독한 고량주와
마작패 부딪히는 소리가 그림을 그린다
침울한 색갈로 도배된 침실, 거친 숨소리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옷을벗고 옷을입는 우주의 탈의실, 영혼은 놓아주거나 버리거나 상관없는 말초의 나라
손톱 끝에는 불난 흔적이 보인다 붉거나 검거나 푸르거나 상관없을
둔부를 그리기는 쉽다 흉부를 그리기가 어렵다 표정은 두바퀴 반을 돌려 놓는다
뒷모습을 그리기 어렵듯 사타구니 그리기도 어렵다
문질러 버리고 만다
엎어놓거나 자쳐놓거나 마주보거나  무릎꿇거나 피사체는 감정이 없다
내 감정이 말할 뿐이다
죽이거나 살리거나 뛰어들거나 빠지거나 미치거나 내가 행동할 뿐이다
온종일 Lili Ivanova가  Kamino를 부른다  은밀하게 Re-Play..Re-Play..Re-Play...
식은 김치찌개와 김빠진 소주가 쟁반위에 황량하다
여기는 샤갈의 방, 허구의 침실, 허방의 나라, 화가들은 푸른 모자를 쓰고 춤을 춘다
붉은 소매위로 작은새 하나 푸드득 날아든다
여기는 비릿한 밤꽃냄새가 진동하는 돌아갈수 없는 빙벽 끝

이별은 너무 쉽다
가던 길을 조금만 틀면 그만이다
목이 길면 뒤돌아보기가 쉽다
갈래길에선 자라처럼 목을 숨기고 가야 한다
목덜미가 길면 숨통을 물리기 쉽상이다
동정은 금물
돌아설 줄 알아야 가는 길이 편해진다
이렇게 혼자를 위하여......

 

 

詩 김낙필

 

 

 

 

 

 
                  

 

 

'생을 그리는 작업실 > Nude Croqu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백  (0) 2011.04.16
조그맣게 살다 간다   (0) 2011.04.08
꽃잎  (0) 2011.03.26
나는 전향 중이다  (0) 2011.03.19
개만도 못한 歸路  (0) 2011.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