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메밀꽃 자욱한 봉평쯤에서
길 묻는 한 사람 나그네이고 싶습니다.
딸랑거리며 지나가는 달구지 따라
눈 속에 밟힐 듯한 길을 느끼며
걷다간 쉬고, 걷다간 쉬고 하는
햇빛이고 싶습니다
가끔은 멍석에 누워
고추처럼 빨갛게 일광욕하거나
해금강 바라뵈는 몽돌밭을 지나는
소금기 섞인 바람이고 싶습니다
플라타너스의 넓은 잎이
구두 아래 바지락거리는 이맘 때
허수아비처럼 팔을 벌린
내 마음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가을입니다 / 김재진
'여행자를 위한 서시 > Wayfaring Strang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유도 야영의 추억 (0) | 2010.10.29 |
---|---|
가을 소풍 " 밤을 주으러 나간다~!! " (0) | 2010.10.15 |
멍개바위 일출 (0) | 2010.10.04 |
강릉기행 (0) | 2010.10.04 |
미당 문학관, 선운사 꽃무릇,도솔암 (0) | 2010.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