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사이에 두고
우리가 밤마다 뒤척이며 돌아눕고 있구나
그대 있는 곳까지 가다가
끝내 철썩철썩 파도소리로 변하고 마는
내 목소리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수없이 던진 소리들이
그대의 기슭에 다 못 가고
툭툭 물방울로 치솟다 떨어지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그대가 별빛으로 깜박일 때
나는 대낮의 거리에서 그대를 부르고 있거나
내가 마른 꽃 한 송이 들고 물가로 갈 때
언덕 아래 가득한 어둠으로 저물던
그대와의 자전하는 이 거리
바다를 사이에 두고 오늘도
밤마다 뒤척이며 돌아눕고 있구나
詩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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