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크로키/옥당지에 먹
반달만한 집과
무릎만한 키의 굴뚝아래
쌀을 씻고 찌개를 끊이며
이 세상에 여행 온 나는
지금 민박 중입니다
때론 슬픔이 밀려오면
바람소리려니 하고 창문을 닫고
알수없는 쓸쓸함에 명치끝이 아파오면
너무 많은 곳을 돌아 다녀서
그러려니 생각하며
낮은 천장의 불을 끕니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손톱만한 저 달과별
내 굴뚝과 지붕을 지나
또 어디로 가는지
나뭇잎 같은 이불을 당기며
오늘밤도 꿈속으로
민박을 하러 갑니다.
시/ 권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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