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Nude Croquis

촛불에 관하여

무디따 2009. 6. 20. 12:23

 

 소포지에 수묵담채  

 

 

 

 

 

타오르세 타오르세
눈물일랑 어쩔 수 없는 눈물일랑
부디 그대 안에 숨기지 말고

어차피 제 한 몸 태워 메워야 할
저 암담한 혼돈이라면
저 아득한 약속이라면

되도록이면 쓰디쓰게 마시기로 하세
좁은 어둠 내 몸으로 밝히고 나면
그 심연의 암흑은 뿌리 없으리

마지막 한숨까지 태우고 태워
오로지 나의 것은 태워 버리세
한 줌 재로 끝까지 태워 버리세

그 재로 하여 우리 사랑 완결되기를
내 기다림의 끝까지
그 그리움의 섧고 섧은 대평원까지

눈물일랑 그대 안에 숨기지 말고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말없이 나를 태우세

 

 

詩홍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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