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스크랩] 그대

무디따 2009. 4. 23. 13:46

첨부이미지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꽃

혼자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못한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한목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발인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목젖까지 앓아내고도 코끝으로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입니까

이노리나무 정수리에 낭낭걸린 노래 한 소절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나게 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 오는 길

그대와 나는 내리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두어야 합니다.

 

詩 정두리

 

  

출처 : namaste~ _ll_
글쓴이 : 무소유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