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지에 수묵담채
무슨 사닥다리 놓아 너의 눈물 끝의
푸른 강에 닿을 수 있으랴
금 간 돌 위에 꽃 한 송이 피고
봄에서 가을까지 트이지 않는 길 위로
강물 보다 낮은 소리로 비비새는 울면서
제 길을 갔다
제 슬픔에 져내리는 꽃잎의 무게에도
이제 옷섶이 무거워지는 날들이 온다
밤새 가슴을 쥐어뜯던 말 한마디를
부끄럽게 너의 섬돌 위에 올려 놓으려
도라지꽃처럼 파랗게 멍든 새벽길을 간다
달빛에도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 한올을
부질없는 말 한마디로 엮어 너에게 띄우며
詩 이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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