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Cinema Paradiso

잉글리쉬 페이션트 (The English Patient, 1996)

무디따 2008. 6. 8. 00:08

감독 /안소니 밍겔라
출연 /랄프 파인즈, 줄리엣 비노쉬, 윌렘 데포,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줄거리

얼굴과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고 이태리의 연합군 야전병원에 입원한 정체불명의 한 사나이는
 이름도 국적도 기억을 못하는 상태이지만 그가 구사하는 영국식 영어로 해서
그저 “영국인 환자“("The English Patient")라고 불린다.

그가 소지한 유일한 짐이라고는 달랑 낡고 두꺼운 책 한권.
그러나 이 “헤로도토스”(Herodotos, 그리스)의 책장들 속에는
그의 과거가 담겨있는 듯한 여러 장의 편지와 사진들,
그리고 그림과 메모들이 빽빽이 꽂혀있다.

한편 캐나다군의 간호장교로 참전을 한 "Hana"(Juliette Binoche, 1964, 빠리)는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이 전장에서 잃게 되는 저주를 자신이 받았다고
자학을 하며 괴로워하는데, 야전병원의 이동 중에 트럭에서 몹시 힘들어하는 이 영국인 환자를
 길가의 한 수도원 건물로 옮기고 혼자서 간호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Hana"와 우리 관객들은 다함께 마치 퍼즐을 맞춰 나가듯
이 환자의 희미한 기억속의 과거 회상 속으로 동행을 하게 된다.
1930년대 중반,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헝가리 출신의 젊은, “Almasy" 백작(Ralph Fiennes, 1962, 영국)은 영국 왕립 지리 학회 소속으로 “국제 사교 클럽”이라 불릴 정도로
다국적인 여러 멤버들과 함께 사막의 지도를 만들고 있었다.
(이 때 만든 지도들은 이후 전쟁이 발발하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어 이 지도를 입수한 “롬멜“이 사막지역에서 연승을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한편, 학회 동료인 “Geoffrey Clifton"(Colin Firth, 1960, 영국)은 결혼 한지 일 년도 안된,
아름다운 신부, “Katharine"(Kristin Scott Thomas, 1960, 영국)을 사막에 대동하고 나타나는데
그녀를 처음 본 “Almasy"는 금방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고 되고,
이후, 둘은 곧 깊은 불륜의 관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모두 알게 된 분노한 “Geoffrey”는 전쟁이 터지면서
사막에서 철수를 하려는 “Almasy"를 비행기로 치여 죽이고(위의 사진) 부인과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 하지만
결국 혼자만 죽고 앞자리의 “Katharine"은 큰 부상을 당하게 된다.

“The Cave Of The Swimmers"라 불리는 둘만의 (벽화)추억이 있는 동굴 속에 그녀를 눕힌 “Almasy"는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사막을 사흘 내내 걸어가 영국군에게 구조를 요청하지만
오히려 독일군 스파이로 오인을 받고 그녀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뿐이던
“Almasy"는 독일군에게 지도를 넘겨주고 그녀에게 타고 갈 비행기를 얻게 된다.

그러나 너무 늦게 도착한 그 동굴에서 “Katharine"은 이미 숨져있고
그녀의 시신을 싣고 울면서 사막을 비행 하던 “Almasy"도
독일군의 대공 포화에 맞아 그만 심한 화상을 입게 된다.

한편 “Almasy"의 지난 행각을 알고 그를 죽이러 수도원으로 찾아온
 “Caravaggio"(Willem Dafoe, 1955, 미국)가 나타나고, 또 다시는 사랑을 못할 것 같았던 "Hana"가
사랑을 하게 되는 인도출신의 영국군 장교, “Kip"(Naveen Andrews, 1969, 영국/원작자의 닉네임)이
등장을 하면서, 영화는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현재, 이태리에서의) "Hana"의 사랑 과 (과거, 아프리카에서의) “Almasy"의 죽음을 불사하는
 사랑이 서로 교차 반복이 되는데,

보기에도 섬�한 얼굴의 화상분장을 하고 누운 채로 명연기를 펼친
 “Ralph Fiennes“(1962, 영국)도 대단하지만 천사라는 별명의 간호장교로 출연을 한
 “Juliette Binoche“(1964, 빠리)의 진솔한 모습이 참으로 보기에 좋은데,
 나체 연기도 서슴치 않은 “Kristin Scott Thomas“ (1960, 영국)도 역시 인상적이다.

한편, 거친 질감의 종이위에 붓으로 벽화를 옮겨 그리는 첫 장면에서부터 나오는
그 사막의 동굴(“The Cave Of The Swimmers")은 현재도 실제로 (영국인들이 발견한 유적지로)존재하고 있다고 하는데
 사막 한가운데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벽화로 그려놓았다는 것이
참으로 불가사의하기만 하다.
(그러나 아주 오래 오래전에 그곳이 물가 였는지 그 누가 알겠는가?)

어쨌든 동굴 속의 이 수수께끼 같은 벽화로 인해 “Almasy"와 가까워진 “Katharine"이
 결국 쓸쓸히 죽어간 그 동굴 과 또 “Kip"의 도움으로 ”Hana"가 높은 곳의 벽화를 외줄을 타고 보는
(꼭 다시 가겠다고 서로 약속을 한) 이태리 시골의 어느 성당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 영화 속의 명소이다.


결국 1945년, 종전이 되는 시점에서 "Hana"는 죽어가는 “Almasy"가 간절히 원하는
 안락사를 도와주고 그곳 수도원건물을 떠나가면서 대 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한편 그저 픽션으로만 알았던 이 영화(와 소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는
 흥미로운 신문 기사가 언젠가(2004년) 나온 적이 있었는데 아래에 바로 그 기사의 전문을 소개한다.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 사막을 누비며 영국과
독일 2중 스파이로 활약하며 미모의 영국여성과 로맨스를 벌이는 영국의 미남배우 “랄프
파인즈“가 연기한 헝가리 귀족 ”라슬로 드 알마시“백작이 사실을 엄청난 추남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3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영국 국립 문서보관소 문서 중에서
영국 국내 정보기관인 MI5가 작성한 한 문서에는 “알마시”는 사실
 2중 스파이가 아닌 나치에게 맹종한 독일 스파이였고 커다란 코가 늘어진 추남으로 묘사되고 있다.

영화에서와는 달리 “알마시”는 패션감각도 부족해 항상 지저분한 옷만 걸치고 다녀
전혀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1930년대 북아프리카 리비아와 이집트 등의 사막에서 고고학연구를 벌인 “알마시“는
독일이 헝가리를 점령하자 독일 정보부에 발탁돼
“에르빈 롬멜” 독일군 아프리카군단장의 눈과 귀가 되는 역할을 담당했다.

“알마시“는 다른 스파이 2명과 함께 리비아에서 이집트까지의 독일군 진격로를 사전에 답사,
 영국군의 부대위치 등을 정탐하며 이집트도시 “아우싯“까지 갔다.
거기서 “알마시“는 다시 독일의 동맹국 이탈리아의 식민지 리비아로 돌아갔고
나머지 2명의 스파이는 열차 편으로 카이로로 갔지만 돈을 물 쓰듯 하다가
영국 정보당국의 검거에 걸려 체포됐다.
“알마시”는 다시 헝가리로 돌아갔지만 전쟁 말엽인 1944년 소련군에게 체포됐다.
법정에 전범으로 기소된 “알마시“는 그러나 증거부족으로 풀려났고 1952년에 사망했다.

 

 한 줄 영화평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