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그리는 작업실/oil painting

[스크랩] 너를 보았다.

무디따 2008. 5. 22. 16:35

oil on canvas 53.0 x 45.5

 

 

너를 보았다.
문밖에서,
닫혀진 우주 밖에서,
너를 보았다.
가지 끝에서,
어두운 하늘 끝에서
너를 보았다.
보이는 것은 안개, 눈 내리는 저녁 불빛,
불빛 가득 고인 발자국.
자작나무숲에 울던 바람은
시방 내 귀밑머리를 날리고
깨어진 피리 하나,
눈 속에 묻혀 있다.
너를 보았다.
문밖에서
닫혀진 우주 밖에서
너를 보았다.
하나의 별, 한 마리의 새,
너를 바라보는 절망의 눈.

 

詩/ 오세영

 

*** *** *** *** *** *** ***

 

 

표정없는 자화상을 위한 변명

 

삶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식으로서의 표정없는 자화상은
스스로도 난해하다.

인물의 구체성을 제거한,

 제외 된 공간속에 던져진 존재
자기응시는 늘 허위의식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맴돈다.
평생을 뒤척이게 한 자아의 정렬(整列)

보이지 않는 나,
잡히지 않는 나,
나를 잡겠다고 종종거리지만
둘러보면 늘 저 만치에서
때론 낄낄거리며,
때론 징징 거리며,
때론 낯선 표정으로

 손가락질하며
길 없는 길 위에서의 질주를 부추긴다.

출처 : namaste~ _ll_
글쓴이 : 무소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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