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진흠모 무크지 『인사도』 나눔의 날

무디따 2020. 8. 2. 19:25

 

 

 

 

 

셜록을 보며(울면서 후회하네)

 

김명옥

 

 

얘야 누가 내 한복을 가져갔구나

얘야 장롱 속 돈이 안 보인다 손탔나 보다

정신줄 놓은 어머니

 

누가 가져가요

잘 찾아보세요

가져갈 사람도 없고 잘 두고 못 찾는 거지

시큰둥했던 딸

 

바늘 찾듯 찾아도 없는데

얼마나 야속하셨을까

같이 찾는 척이라도 해 드렸더라면

셜록이 되어

이 사람 저 사람 용의 선상에 놓고

탐정 놀이해 드렸더라면

 

살아 계실 때는

하루 한 번도 생각 못 하다가

돌아가시고

하루 열두 번도 더 하는 어머니 생각

 

시간이란 수업료

낼만큼 내고 나서

이제 와 후회 한들

 

따뜻한 밥 지어

겸상할 수 있다면

조기 구워 살 발라

밥 위에 얹어 드릴 수 있다면

젊은 어머니와 다시

수다 떨 수만 있다면

 

울면서 후회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