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겨울 노래」 마종기

무디따 2019. 12. 15. 11:58


 






 

눈이 오다 그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 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

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나겠지

끝나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가 있었으니까

 

짧은 하루가 문 닫을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고 있는 눈물의 몸이여

잠들어라 혼자 떠나는 추운 영혼

멀리 숨어 살아야 길고 진한 꿈을 가진다

그 꿈의 끝막이 빈 벌판을 헤매는 밤이면

우리가 세상의 어느 애인을 찾아내지 못하랴

어렵고 두려운 가난인들 참아내지 못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