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2017년 《우리시 》10월호 「동검도에서 날아오르다」외 1편 김명옥

무디따 2017. 10. 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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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검도*에서 날아오르다 외 1

       김명옥(무디따)

 

 

동검도*에서 날아오르다

 

 

 

 

아무것도 없는 빈손이라는 걸까

더 많이 움켜쥐겠다는 걸까

이제 그만 하라는 신호를 무시하고

51:49 사이에서

두 손 높이 들고

펄쩍펄쩍

 

아랫도리 적시며 뛰어 봐도

손바닥만 한 날개 하나

돋지 않는

오래 묵은 자궁

 

지난 시간을

아무리 애도 한 들

갈매기 떼 머리 위에서

끼룩거릴 뿐

 

마음은 때로

자진 유배되는 것

사랑이 건너간 길은 지워지고

오래 묶인 배는 가사상태인데

 

신은 아직도 로딩 중

 

 

* 강화군 길상면 선두리와 연륙교로 연결되어 육지화 되었다

 

 

 

  

 

 

 

도리사 연등아래서

 

 

 

아도화상 앞에 촛불공양 올리고

소원 많은 이승

소원 없게 해 달라고

두 손 모은다

 

금이 간 하늘에는

오색 소원들이

꼬리를 치며 흔들거리고

계단을 내려오는

발걸음도 덩달아 흔들거린다

 

당기면 될 걸

밀려고만 했던 여러 문들,

빗장 풀리는 소리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