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떠도는 멍」김명옥 《불교문예 》2016년 가을호

무디따 2016. 9. 23. 00:10










「떠도는 멍」김명옥



꿈틀꿈틀 피었다
결국에는 만나야 할 사람들처럼
때로는 나도 모르게
털썩 주저앉기도 하는  멍꽃


얼마나 더 보채야
꽃술을 내 보일 수 있으려나
쐐기풀로 뜨개질 하는 밤
눈물 없이 철들 수 있나


푸릇푸릇 쑥빛이다가
보랏빛이다가
누릇누릇하게 번진다


외면하려다
안쓰러워
부스럭 거리며 일어나
덮어 버리는 멍꽃


내 손이 약손이다
내 손만이 약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