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멍」김명옥
꿈틀꿈틀 피었다
결국에는 만나야 할 사람들처럼
때로는 나도 모르게
털썩 주저앉기도 하는 멍꽃
얼마나 더 보채야
꽃술을 내 보일 수 있으려나
쐐기풀로 뜨개질 하는 밤
눈물 없이 철들 수 있나
푸릇푸릇 쑥빛이다가
보랏빛이다가
누릇누릇하게 번진다
외면하려다
안쓰러워
부스럭 거리며 일어나
덮어 버리는 멍꽃
내 손이 약손이다
내 손만이 약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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