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Healing poem

「창」문정희

무디따 2016. 5. 30. 11:50






나도 면벽하고 싶다.
무언(無言), 두 글자로 가슴에 못을 치고
서늘한 눈빛으로
벽에다 구멍 하나 내고 싶다
그 구멍으로 하늘을 보고 싶다
그런데 나만이 아니었구나
세상에 저 많은 창들을 보아라

 
공룡처럼 치솟은 아파트에도
제멋대로 달리는 자동차에도
창은 많이도 달려 있구나

모두가 면벽하며 살았었구나
무언, 두 글자로 가슴에 못을 치고
서늘한 제 눈빛으로 벽을 뚫으며
하늘을 보려고 괴로워했었구나
창을 만들었구나